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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머시

주먹불끈 2024. 3. 2. 23:03

개요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이미지 캡처

 

흔한 이야기 일 수 있다. 예쁜 18살 백인 여자가 살해당했고, 흑인인 월터 맥밀란이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려 사형수가 되었다. 그런데, 하버드를 나온 정의로운 흑인 변호사인 브라이언이 이런 사형수들의 변론을 하러와서 억울함을 풀어준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 그래서인지 자극적인 사이다를 욕심내지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하버드를 나온 변호사임에도 부당한 대우와 위협을 받지만 그에 대한 짜릿한 복수극은 없다. 미궁에 빠진 상황도 아니고, 극적인 증거로 상황을 뒤집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명백하고 월터 맥밀란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로 잡는 것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더 무서운 현실인지도 모른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참고: 영화 대본

본문의 인물이미지 출처: https://www.historyvshollywood.com/reelfaces/just-mercy/

감상 포인트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이 영화는 또 다른 영화인 12인의 성난 사람들(12 Angry Men)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이, 인류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시스템이 추구하고, 가꾸어 나가야 할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다.

브라이언의 법정 발언

It's easy to see this case as one man trying to prove his innocence. But when you put a black man on death row for a year before his trial, and exclude black people from serving on his jury... When you base your conviction on the coerced testimony of a white felon and ignore the testimonies of two dozen law-abiding black witnesses... When any evidence proving his innocence is suppressed, and anyone who tries tell the truth is threatened, this case becomes more than the trial of a single defendant, it becomes a test of whether we're going to be governed by fear and anger or by the rule of law.

If the people standing in the back of this courtroom are all presumed guilty when accused, if they have to live in fear of when this very thing will happen to them, if we're just going to accept a system that treats you better if you're rich and guilty than if you're poor and innocent, then we can't claim to be just.

If we say we are committed to race, or status, then we have to end this nightmare for Walter McMillian and his family. The charges against him have been proved to be a false construction of desperate people, fueled by bigotry and bias, who ignored the truth in exchange for easy solutions. That's not the law... That's not justice... That's not right. This case should be dismissed immediately, Your Honor. Thank you

정현석 번역

  • 작은 의역으로 다듬었다.
  • rule of law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의 지배(rule of law)와 법을 이용한 지배(rule by law)를 비교했던 글을 떠올리게 했다. 법의 지배가 아닌 법을 이용한 지배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 사건이 단지 한 남자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것으로 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재판도 하기 전에 1년 동안 흑인 남성을 사형수로 만들고, 그의 배심원단에서 흑인들을 배제할 때... 백인 범죄자의 강요된 증언에 기반하여 유죄를 선고하고, 20 여명의 법을 준수하는 흑인 목격자들의 증언을 무시할 때... 그의 무죄를 증명하는 어떠한 증거도 무시되고,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이 위협받을 때, 이 사건은 단순히 한 피고인의 재판을 넘어서 우리가 공포와 분노에 의해 통치될 것인지, 아니면 법의 지배에 의해 통치될 것인지를 시험하는 문제가 됩니다.

이 법정 뒤편에 서 있는 사람들(흑인들)이 혐의가 있으면 유죄로 간주되고, 이 사건과 같은 일이 언제든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 하며, 부자이고 유죄인 사람을 가난하고 무죄인 사람보다 더 잘 대우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 말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인종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공정항을 추구한다 말하려면, 월터 맥밀란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이 악몽을 끝내야 합니다. 그에 대한 혐의는 편견과 차별에 사로잡힌 다급한 사람들이 진실을 외면하고 편한 해결책을 택한, 거짓으로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즉시 기각되어야 합니다. 재판관님. 감사합니다.

랠프 마이어스의 진심

전형적인 백인 쓰레기(White Trash)로 보이는 핵심 증인이다. 자신이 감형을 받기 위해 검사측과 거래를 하고 월터 맥밀란을 살인자라 위증한다. 하지만 변호사 브라이언이 찾아가 이야기를 해보니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위증을 했다기보다는 협박으로 위증에 내몰린 것에 가깝다. 고아에 위탁가정에서 자라고, 어릴때는 화재로 화상도 심하게 입었으며, 결혼 생활도 순탄치 않고 아이들은 아빠를 미워하며, 결국은 중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있는 그야말로 하류인생.

하지만 그는 자신이 위증했음을 고백한다. 변호사의 화려한 언변이나 작전에 의해서도 아니고, 극적인 사건에 의한 변심도 아니었다.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과 그의 가정에 몹쓸 짓을 했다는 것에 마음이 편치 않아왔던 것을, 자신에게 기회가 오자 바로잡은 것이다. 그 마음이 같은 인간으로서 고마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 사형에 대하여

길게 언급은 않겠지만 도스토예프스키는 사형 직전까지 가본 경험에 바탕한 것으로 보이는 사형에 대한 입장을 자신의 작품 백치에서 언급하는데 영화속 메시지와 닿는 부분이 있다.

영화 속 허버트 리차드슨은 베트남 참전의 PTSD로 폭발물을 만들고, 그 때문에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물론 그의 죄는 명백하고, 그도 그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과연 이는 그의 목숨만으로 해결될 문제인 것일까? 전쟁에 대한 사회 공동체의 책임도 고민해보아야 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사랑의 목숨을 법을 통해 빼앗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치열한 전투중에도, 심지어는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를 당했더라도 혹시나 살아날 수 있을까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사형수에게는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자신이 죽게 될 순간을 고지받고 기다려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대화법

월터를 집어넣은 검사는 아니지만 현재 검찰측을 대변하는 검사인 토미는 사건을 기각하려는 브라이언을 어떻게든 저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면 토미는 악당의 역할인 것이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사실관계를 따져 토미를 밀어붙이지도 않고, 인격을 건드려 질책하지도 않는다. 올바름에 대한 그의 생각에 호소한다. 그리고 토미가 판단한 올바름으로 함께하기를 요청한다. 그의 의지로 그가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브라이언과 토미의 대화

브라이언은 토미의 집을 찾아가 사건을 질질 끌지 말라 호소한다.

BRYAN: You can't keep an innocent man in prison while you try to salvage your reputation.
TOMMY: This ain't got nothin' to do with my reputation. It's about the people in this county who hired me to keep them safe.
BRYAN: What people are you talking about? The ones in this neighborhood? Or the ones from the black community you took McMillian from? You think they feel safe? Your job isn't to defend a conviction, it's to achieve justice. And as long as you keep fighting us, someone in your county is literally getting away with murder.
TOMMY: You drive all the way down here at dinnertime just to tell me how to do my job?
BRYAN: No. I'm here because I think you know the difference between right and wrong, and you know Johnny D didn't kill her. I'm filing a motion to dismiss all charges, and I think you should join it.

정현석 번역

브라이언: 당신의 평판을 생각해서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두고 있을 수 없습니다.
토미: 이건 내 평판과 아무 상관 없어요. 이 카운티 사람들이 나를 고용한 건 그들을 안전하게 지키라고 한 거에요.
브라이언: 어떤 사람들이요? 이 동네 사람들 말인가요? 아니면 맥밀란의 흑인 공동체 사람들 말인가요? 그들이 안전하다고 느낄까요? 당신의 책무는 유죄를 방어하는 게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우리와 싸우는 동안, 카운티에서는 누군가가 실제로 살인을 저지르고 있을겁니다.
토미: 내가 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려고 저녁 시간에 여기까지 운전해온거요?
브라이언: 아니요. 여기 있는 이유는 당신이 옳고 그름의 차이를 알고 있고, 조니 D(월터 맥밀란)가 그녀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혐의를 기각하는 동의서를 제출할겁니다. 그리고, 당신도 이에 동참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억울한 사건들이 있지만 검사들은 절대로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었다. 토미는 자신이 해야할 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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