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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본 영화들을 최대한 간략히 정리해본다.
유튜브나 씨리즈온을 통해 무료/저가로 풀린 영화를 많이 보아서 더욱 풍성해진 리스트이다.
영화를 즐긴 다는 느낌 못지 않게, 새로운 자극과 경험이라는 측면에서의 의도로 영화를 의식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
TL;DR 좋았던 영화(== 생각 나면 한 번 더 볼지도 모르는 영화)
1. 강변 호텔
2. 마지막 4중주
3. 삼포 가는 길
4. 1917
5. 맥베스 - 책도 함께 보자
6. 인터스텔라
7. 페인 앤 글로리
8. 홀리 모터스
2020년 본 영화들 - 총 36편
1. 오페라의 유령(별 3.9)
시카고도 그렇고, 영화가 확실히 표현력이 훨씬 뛰어난 것 같다.
뮤지컬이라는 라이브의 장점도 있겠으나, 녹음된 노래는 좀더 다듬고 골라낸 것이다보니 노래조차도 더욱 좋다.
2. I lost my body(별 3.5)
영화 자체가아닌데 왠지 답답하다. 그럴듯한 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따른것만 같다.
3. 아이리시맨(별 3.5)
자막 없이보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울림은 없었음.
- 늙으신 분들이 아름답게 물러나지 못하고 꼬장을 부리며 자신들의 잘나가던 옛날을 억지로 고집하는 느낌을 받았다.
- 아무리 디에이징을 해도, 할아버지들의 움직임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 프랭크 시런: 그렇게 심오하고 복잡한 인물은 아니지 않은가? 나치에 부역한 군인과 다를 바 없는 놈. 굳이 복합적인 인물로 구사할 거리는 아니었다.
- 내가 이렇게까지 미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하나?
4. 미성년(별 2.5)
그런 영화들이 있다. 아예 제멋대로 B급을 넘어 C급으로 치닫는 영화야 바로 알아채지만 그럴싸해 보이고, 삶의 속살을 한 거 풀 벗겨내 보여주는 듯한 영화,
예술, 인디, 복합적인 영화처럼 보이는 영화. 평론가들이 부담 없이 맘 편하게 별점 넉넉히 줄 수 있는 영화
하지만 알고 보면 그런 유기농 재료들을 버무린 그럴듯한 척만 하는 영화. 이 정도로 만들어주면 우와~ 해주는 소비층이 있겠지? 하는 영화. 이런 짝퉁이 더 나쁘다.
5. 하이눈(별 3.5)
옛 영화는 연극같은 연출이 있구나. 편하긴 하다.
작은 마을이라는 닫힌 공간, 정오에 도착하는 악당이라는 닫힌 시간
지켜줄 가치가 없는 사람들을 버리지 않고 악당과 맞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독이다. 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다만, 결국은 그런 마을사람들이 인류의 한계라는 것을 측은하게 지켜보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6. 다큐멘터리: 루르드 대성당 건축 다큐멘터리(별 3)
신비한 샘물을 발견한 소녀로부터 시작한 성당이야기
거짓을 용감하게 직시하는 깨어있는 지식인 에밀졸라는 여전하고 그럼에도 많은 이들의 생각과 정성이 모여 만들어낸 어마어마한 건축물에 대한 경외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7. 경계선(별 3.7)
렛 미인이바로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원작 소설가가 같다.
인상적인 소재와 전개, 그리고 북유럽 특유의 향취가 매력적이었으나 이후의 전개는 어딘가 상투적인 느낌이었다. 오~ 괜찮은데? 에서 멈추었달까? 아주 머리를 빠개주는 후반부와 마무리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8. 벌새(별 3.8)
한국 여성 작가 소설의 느낌이 났던 영화. 떠올랐던 이름이 기억안나 찾아보니 정이현 작가
'예술영화 인척 하네' 비아냥 거릴 준비를 하는 나를 느끼며 영화를 보아나가는데 그보다는 나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세대에게는 낯설것이라 생각하는 1994년 그때의 공기가 숨을 쉴때마다 조금씩 들어왔다. 커다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만든 영화는 아니라 생각한다. 가부장의 문제, 폭력의 문제, 여성의 문제를 격렬히 다루며 투쟁한다기 보다는 그때는 당연했던 그 시절의 숨이 가빠지는 사회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세상이 많이 앞으로 나가갔구나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 시절의 나도 솜털같은 폭력의 가해자 일때도일 때도, 딱밤같은 폭력의 피해자 일때도 있었다는게 제법 아프게 떠올랐다.
나아가 생각해보면 지금은 당연하게 느끼는 현실속에서도 씹어보고 깨닫고 고쳐야할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9. 나이브스 아웃(별 3.8)
적당히 성의 있게 잘 구성한 제법 괜찮은 영화
이런 유형의 영화 중 상위 호환이라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정도 될까?
10. 강변 호텔(별 4.0)
보다가 보다가 지쳐서 다 보지 못한 "니체의 말" 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다시 볼까? 이 영화를 볼때는 생각 못했는데 리뷰들을 찾아보니 홍상수, 김민희의 변이라고 볼 수 있겠구나.
이런 영화도 때로 나쁘지 않다 싶다. 인간들을 서로에게 얼마나 어색하고 어긋난 존재인가? 마블 히어로 기름지게 먹다가 마늘과 쑥으로 디톡스 하는 느낌.
11. 애드 아스트라(별 3.8)
잘 만들었다 싶으면서도 1g 아쉽다.
아버지가 우주로 날아가 죽는건 너무 상투적이다.
12. 빅숏(별 3.999)
모두가 사기임을 아는데 내 주머니에도 백만달러가 매년 들어온다는 것을 안다면 모른채 하겠는가?
모두가 나이키 매장을 약탈하는데 당신은 그러지 않는 한 명이 될 수 있는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일 수 있는가?
미국은 죽었다. 중용만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다.
마크 바움이 십억달러를 포기하지 않아서. 의인 하나가 없는 미국이라서 별점 0.01 회수
13. 마지막 4중주(별 4)
1. 어딘가 과장된 연극같은 작품이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보다는 차분해서 좋았음. 일주일은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을 들었음
2. 영화 첫부분에 핵심 문장이 나왔음.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은 4악장이 아닌 7악장이나 되며, 심지어 악장사이에 쉬지말라는 요청이 있다. 그러다보니 악장 사이사이 숨고를 수도 없고, 악기를 재정비할 수도 없다. 처음에는 안정되고 조화롭게 연주되다가도 뒤로 갈수록 악기도 뒤틀리고 불협이 생기게 된다. 그럼에도 연주는 계속되고 결국 하나의 연주가 정리된다.
처음 네 사람이 만났을때는 엄청나게 조화로왔겠지만 이 영화의 내용속에서는 온갖 불협이 터져나온다. 하지만 중간에 멈출 수도, 되돌릴 수도 없이 살아내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3. 다니엘이 4중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악단과 협연해서 몇 번 공연하느니보다 많은 연주를 오래 할 수 있는 4중주단이 낫다는 생각
4. 딸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다 싫었다.
사랑이 뭐길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수십년을 함께한 신뢰보다 사랑 (혹은 정욕?)이 더 가치가 있다는 근거가 있나?
부모가 음악가라서 일년에 7개월을 떨어져 있어야 했기에 유년시절이 서글펐을 수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를 겪거나 밥을 굶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되려 딱 보기에도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살아온게 보인다. 그런데 엄마에게 차라리 낙태하지 그랬냐고 말할 필요가 있었나?
5. 자신의 딸과 잤다고 친구에게 주먹을 날리는 부분도 이제는 너.무.나 진부한 클리셰
14. 삼포 가는 길 영화(별 4) https://youtu.be/Drz_bK4 GkTE
15. 삼포 가는 길 TV 문학관(별 4) https://youtu.be/eUS86 Kvb17 s
백화는 TV 문학관 차화연, 노영달은 영화의 백일섭이 좋았음. 참고 나무위키: https://bit.ly/2ZYI25U
16. 남산의 부장들(별 3.95)
적당히 잘 만든 영화. 제대로 된 작품이 될 수 있는 갈림길에서 그냥저냥인 재미를 찾았다.
김형욱은 액션씬 보다 가볍게 분쇄기로 넘어갔어야 했다. 그러고보면 곽도원이 그나마 연기 좀 한 듯 하다.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모습. 그래도 2인자쯤 까지 올라갔다면 아랫사람들이 혹할만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백윤식, 이경영 정도의 연기력이랄까?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남산의 부장들에 나오는 박정희 대사이다.
노자의 무위를 제왕학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제왕은 아무것도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제왕은 항상 옳아야 하는데 제왕이 무언가를 했다가 실패하면 낭패다.
신하가 뭘 하겠다고 하면 고개만 끄덕이는 게 제왕이다. 실패하면 신하의 책임이다. 제왕은 한 게 없으니깐. 그것이 무위.
17. 나의 산티아고(별 2)
옛 기억을 더듬고 싶어서 찾은 영화. 이거 뭐지? 싶다.
그냥 짤막하게 나오는 산티아고 가는 길의 풍광이 그나마 위안거리이다.
18. 차일드44(별 3.5)
소련식 하드보일드 범죄물
19. 오래된 정원(별 2.5)
황석영의 원작은 훌륭했을 텐데 영화가 다 망쳐놓은 것이겠지?
지진희와 염정아는 안 맞는 옷을 걸치고 있다. 이 영화를 떠나서 염정아가 추구하는 연기가 뭔지는 알겠는데 어딘가 어색하고 아쉽다.
20. 차이니즈 봉봉 북경편(별 1)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아무리 공짜로 본다고 해도...
21. 핵소고지(별 3)
전쟁 장면이 극도로 잔인한 것을 제외하고는 영화 자체를 관통하는 철학은 빈약하다.
그냥 이런 실화가 있는데 이걸 영화로 만들면 좋겠구먼 - 정도의 마인드로 만든거 아닐까?
22. 1917(별 4.5)
이모님들은 전쟁이라면 몸서리를 치신다. 전쟁을 경험해본 세대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피하려는 경향이 있고,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듯 하다듯하다. 당연한건가?
1917의 가장 큰 미덕은 전쟁을 직접적인 체험에 매우 근접하게 경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23. 맥베스(별 5)
셰익스피어가보았어도 흡족해했을 영화. 꼭, 희곡을 먼저 읽을 것. (올재 클래식스, 김우탁 옮김. 을 읽었음)
끝없는 풍광 만으로도 의미있다의미 있다.
24. 인터스텔라(별 4.1)
미국적인 이상, 철학을 나름 잘 보여주는 완성도 있는 영화. 프론티어 정신 말이다. 우주로 나갈 때에는 개인이 아니라 인류를 대표하는 것이다 - 라는 식의 말이 멋있었음
갑자기 "마션" 아저씨가 똭! 형이 거기서 왜 나오심...;;; 영화 집중도가 10%는 떨어졌습니다. 반전을 보면 식스센스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음… 인터스텔라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그래비티쪽의, 우주를 중심으로 두는 영화라기 보다는 우주와 우주에 관련한 과학, 기술을 밑에 깔아두고 식스센스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화라고 본다.
25. 세상의 끝에서 사랑을 외치다(별 3)
남자 고등학생의 SF 환타지 영화. 이쁘고 공부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여학생이 맥락도 없이 자신을 좋아하는데 알고보니 백혈병임. 영상이 이쁘다.
26. 산이 울다(별 3)
태항산맥이 아름답다. 스토리는 그저 그러하게 흘러간다. 나름의 반전이 있다.
27. 페인 앤 글로리(별 4.1)
처음엔 조금 별로였는데 영화를 볼 수록 묘한 맛이 있다.
28. 시민 케인(별 3.6)
밀린 숙제를 한 느낌. 영화사적인 의미가 영화 자체적인 완성도보다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당시로서는 영화라는 장르의 개념을 확 바꾸었다?
29. 소스 코드(별 3.5)
흔한 헐리우드 영화
30.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별 3)
잘 만든 영화, 평론가들이 먹기 좋게 만든 영화. 시상하기 좋게 만든 영화.
하지만 그런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 영화 역시 정말 명작이라면 도끼와 같아야 한다.
단지 " 보x 를 잘 핥아" 같은 문장이 여왕의 입에서, 영화의 대사로 서슴없이 나온다고 대단한 영화는 아니다.
31. 프란츠(별 3.5)
프랑스 영화적 과장. 하지만 전반적으로 고급진 작품
32. 하녀(별 3.7)
매우 짙은 감정의 흐름들.
33. 흐르는 강물처럼(별 3.9)
몬타나. 한번 가보고 싶은 대자연이다. 좋았는데 로버트 레드포드 스타일이랄까? 건강함, 깔끔함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34. 홀리모터스(별 4.1)
좀 더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했을거지만, 이젠 레오스 까락스가 천재는 천재이지 싶다.
35.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별 3.5)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찾아본 영화. 책만큼의 완성도나 무게감은 없지만 나름 재미있게 만들었다.
36. 베스트 오퍼(별 3.9)
시네마 천국 감독이었군. 전체가 잘 짜인 영화이지만 엄청난 감동이나 전율은 없었다.
보통은 스토리를 미리 알아보고 영화를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러지 말았으면 더 좋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위조 속에도 진실은 있다."
어딘가 충분히 소화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리뷰를 찾아보았다. https://bit.ly/3rH0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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