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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중용과 이어지는 부분에서 특히 감탄하며 이 책에 별 5개를 줄 생각까지 했었는데 흥분을 식히고 별 4.5를 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배우거나 느낀 부분을 가져와 본다.
아래 장별 요약을 다시 더 간결하게 정리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생략.
저자의 유튜브 영상을 좀 더 시청해볼 예정
알라딘 링크: http://aladin.kr/p/MPEsO
½강 아주 짧은 진화학 수업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간단히 말해서 당신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31p
에너지라는 한정된 자원, 신체예산(알로스타시스, allostasis)를 알뜰하게 쓰는 것이 뇌가 하는 일이다. 데니얼 카너먼의 시스템1, 시스템2도 결국은 알뜰하게 쓰려다보니 생긴 것이다.
"신체예산에 관한 한 예측(prediction)은 늘 반응(reaction)을 앞지른다." 26p
사자가 덮칠지 모른다고 예측하고 움직이는게, 물리고 나서 아프다고 반응하는것보다 생존에 유리하겠지?
"은행계좌 하나로는 감당할 수 없어 제법 큰 기업의 회계부서가 필요해진 것이다." 30p
신체예산을 관리할 지휘본부로서 뇌의 탄생
1강 오래된 허구를 넘어서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1990년대에 이르러 전문가들은 뇌가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발상을 완전히 버린다." 42p
삼위일체의 뇌란 생존담당 파충류뇌, 느낌담당 포유류뇌, 생각담당 인간의뇌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나도 여러 책에서 들어보았던 기억이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이미 1990년대에 "완전히" 버린 가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뇌에 새로운 부분이란 없다." 47p
칠성장어나 인간이나 뇌 제조 계획은 모두 같다. 다만 단계별 시간이 다르다.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이 만들어지는 단계가 인간이 설치류나 도마뱀보다 길다.
"따라서 합리적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신체예산을 잘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54p
이성적인게 합리적인게 아니라는 거다. 위험을 감지하자 마자 코르티솔을 분출해버리는게 뇌의 입장에서는 신체예산을 합리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2강 인간의 뇌를 만드는 방식
뇌는 ‘네트워크’다
"뇌 네트워크(brain network)라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60p
말 그대로 뇌는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세계의 공항들이 허브공항과 지역공항으로 이루어진 항공시스템과 유사하다.
"모든 신경세포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 69p
이게 경우의 수를 엄청나게 늘려준다. 0, 1 비트의 현재 컴퓨터보다 양자 컴퓨터 성능이 훨씬 뛰어난 것이 떠오른다.
"뇌는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는 식으로 기억을 저장하는 게 아니라 전기와 소용돌이치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필요할 때마다 재구성한다." 74p
라쇼몽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기억이란 얼마나 허술한가? 기억(remembering)이 아니라 조합(assembling) 이다.
"고도로 복잡한 인간의 뇌가 진화의 정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두라." 75p
뇌가 더 우수해지면 인간의 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뇌 중 하나라는 것이다.
3강 인간의 양육에 관하여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인간의 뇌는 약 25년에 걸쳐 주요 배선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온전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성인의 뇌가 된다." 80p
말은 태어나자 마자 걷고, 침팬지는 엄마에게 바로 매달린다. 인간은 응애하고 똥쌀 뿐이다.
본성이냐 양육이냐라는 주제가 나오는데 저자는 둘을 분리할 수 없다 말하며 격렬하게 탱고를 추는 연인으로 비유한다.
"세부조정(tuning)과 가지치기(pruning)" 82p
인간이 태어나면 신경이 엄청나게 빽빽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이 상태를 본성이라 한다고 보면, 양육을 거치면서 세부조정으로 특정 연결을 강화하고, 가지치기로 특정 연결을 끊어버린다.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점은 이러한 세부조정, 가지치기가 인생 초반인 25년동안 내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후에도 평생 이루어진다.
"아기의 뇌 배선이 전형적으로 발달하기 위해 사회적, 물리적 입력자극에 크게 의존한 다는 것은 위험도가 높은 일이다. (중략) 이런 방식은 우리의 문화적, 사회적 지식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효율적으로 흐르도록 돕는다." 97p
말이나 침팬지와 다르게, 아기때부터 어느정도 클 때까지 충분한 양육을 받지 못하면 제대로된 인간이 되기 힘든데, 왜 이렇게 진화했을까에 대한 답이다. 말이나 침팬지는 세대를 건너 전달할 문화, 사회적 지식이 적은 것이다. 인간은 이를 세대간에 전달하기 위해 양육, 교육을 거쳐 세부조정, 가지치기로 배선을 완성하게 한 것이다.
4강 당신보다 뇌가 먼저 안다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당신의 일상적 경험이란 외부세계와 당신의 신체가 주는 제약을 받지만, 궁극적으로는 당신의 뇌가 구성하는 '주의 깊게 제어되는 환각(halluciantion)' 이라고 말이다." 110p
외부세계 자극을 신체 감각기관이 받아 들이지만 결국은 뇌가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것을 경험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뇌는 예측을 내놓고 세상과 당신의 신체에서 오는 감각 데이터와 대조한다." 114p
티라미스 케이크를 입에 넣으려는 순간이라면, 뇌는 달콤할거라는 예측부터 하고, 입에 들어오고 나서의 감각을 통해 예측과 대조를 한 다음에 일치하면 감각 데이터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뇌는 과거 경험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한다." 118p
이 책에 별 다섯을 주려한 바로 그 부분이다!
뇌가 예측을 한다는 것은 인간은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될 수 있다. 누군가 사람을 죽이더라도 그 사람에게 자유의지가 없으니 죄를 물을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한 줄이 자유의지를 보여준다. 자신이 좋은 경험을 선택하고 꾸준히 가꾸어나가면 뇌는 그 과거 경험을 사용하는 것이니 뇌의 예측은 나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유교 경전인 중용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 천명지위성 - 하늘이 명하니 성이라 하고 - 이것은 아기로 태어나서 세부조정, 가지치지 전의 뇌를 말한다.
- 솔성지위도 - 그 성에서 선택을 하니 도라고 하며 - 양육, 교육, 학습을 통하여 올바른 길(道)이 무엇인지 선택을 한 다음
- 수도지위교 - 그 도를 갈고 닦으니 교라고 한다 - 올바른 길을 알고 나면 부단히 학습하고 반복하여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뇌가 건강한 예측을 하게 되는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오늘 충분히 연습해서 익힌 행동을 내일 자동으로 하게 된다는 사실을. (중략) 그것은 자유의지의 한 형태이다." 121p
"때로는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122p
"따라서 당신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 한다." 123p
위 이야기의 반복이다.
5강 타인의 뇌라는 축복 또는 지옥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사회적 종이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신체자원을 뇌가 관리하는 방식, 즉 신체예산을 서로서로 조절한다는 뜻이다." 126p
인간이 서로의 신체예산 사용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맹모삼천지교!
"우리는 '말'로 서로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132p
"'말의 힘'은 비유가 아니다." 134p
다른 동물들도 서로의 신체예산을 후각, 청각, 촉각, 시각등으로 조절하는데 인간은 '말'이라는 강력한 도구가 하나 더 있다.
"우리 종족의 상호의존성을 진지하게 고려한다는 것이 권리의 제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한다는 뜻이다." 142p
서로의 신체예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이해하고 행동하면 그 행동은 이전과 다를 것이다.
6강 다양성이 표준이다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요컨데 특정 문화에서 길러지고 배선된 사람의 몸에 들어있는 뇌는 특정 종류의 마음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본성은 하나가 아니라 다수로 존재한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뇌와 몸간의 거래로부터 생겨난다. 그리고 당신의 뇌와 몸은 물리적 세계에 몰두하는 동시에 사회적 세계를 구축하는 다른 몸에 든 뇌들에 둘러싸여 있다." 149p
솔직히 6장은 쉽지 않았다.
7강 뇌 속에 존재하는 세계
인간의 뇌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바위와 나무, 사막과 바다가 있는 지구 자체는 물리적 현실이다. 사회적 현실이란 우리가 물리적인 것에 집단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165p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대표적인 사회적 현실이다.
"우리는 인간의 뇌를 가지고 있으므로 크게 노력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현실을 만들 수 있다." 166p
저자는 사회적 현실을 만들기 위해 창의, 의사소통, 모방, 협력, 그리고 압축하는 뇌가 필요하다 말한다. 인간의 뇌이다. 특히나 압축하는 뇌가 인상적이다(내용은 책을 보시라).
"사회적 현실은 인간 두뇌들의 앙상블에서 나오는 초능력이다." 180p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현실을 더 크게 좌우할 수 있다." 180p
"초능력은 당신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 180p
인간은 사회적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것은 초능력이라 부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다. 잘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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