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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삶은 악전고투다

주먹불끈 2021. 8. 5. 14:33

Photo by Darran Shen on Unsplash

 

"Life is struggle" - Karl Marx

 

책을 사놓고 보니 CEO로써 회사를 경영했던, 그야말로 그대로의 경험을 풀어놓은 것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일 수는 있겠지만 개발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우선 들었다. 하지만, 읽을 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많았다. 많이 부끄러웠고 많이 배웠다.

 

알라딘 링크: http://aladin.kr/p/oydFd

 

인상적이었던 문장들을 가져오며 나의 감상도 곁들여 보았다.

 

"'만약 회사가 파산한다면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그러자 스스로도 놀랄 만한 답이 입 밖으로 나왔다." 60p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읽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을 회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이 필연적으로 온다고 가정하고 순간의 최선을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나도 때로 비슷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는 하는데, 순간이 미래의 내가 간절히 빌고 빌어 다시 얻은 번의 기회라 상상하는 것이다.
"나는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다가 머리를 긁적인 다음 입을 열었다. 머릿속에서 아주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77p


언뜻 대수롭지 않아 보일 있지만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 문장이다. 제법 나이도 있는데 감정에 휩싸이거나 순간 떠오른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어릴 적에는 이런 성향을 솔직하고 가식이 없음, 거침없음 이라고 포장하였었지만 이제는 가능하면 항상 생각을 거쳐 말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최소한 신중하게 말을 골라야 하는 때를 인지할 있는 사람이었으면 싶다.
"내가 사업 세계에 뛰어든 초반에 배운 교훈 하나는, 대규모 조직에서 모종의 계획을 추진하려고 할 때 어떤 한 사람 때문에 전체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79p


이런 경험이 있고, 이제는 어디에서 지연이 되는지 보인다. 권한과 책임이 희미하고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이다.
이제는 내가 있는 없다며 보듯 하기보다 실제로 머리 부딪히며 고쳐보고 싶다.
"결국 제품 개발 전략에서 핵심이 되는 포인트는 이것이었다. 바로 최고의 제품을 구현할 방법을 찾아내는 일은 고객이 아니라 개발자의 몫이라는 것." 90p


혁신을 하려면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된다. 지금 내가 속한 프로젝트가 바로 모양으로 흘러가고 있다. 마음이 답답한 부분이다.
이어지는 책의 문장처럼 고객도 생각지 못한 혁신과 재창조, 그리고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꿔야 한다.


"기존 고객들의 요구사항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제품을 혁신해 재창조하는 것이, 그래서 우리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90p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92p


현재 하고 있는 일 들에만 매몰되지 말고, 충분히 있고 가치 있는, 하지만 하지 않고 있는 일들을 번씩 생각해 필요도 있다.
"스타트업 CEO는 확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회사를 구축해나갈 때에는 언제든 해법이 있다고 믿어야지 그것을 찾을 확률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그냥 찾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90퍼센트든 0.1퍼센트든 확률은 중요치 않다." 104p
(성공 비결을 묻는데) "슬프게도 비결은 없다. 다만 한 가지 기술이 있다면,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을 때조차도 집중을 해서 최선의 수를 두는 능력이라 말하고 싶다. 숨고 싶거나 죽고 싶을 때가 바로 CEO로서 남과 다른 특별한 면모를 보여줄 순간이다." 105p


감탄을 하며 읽었다. 사회생활 하면서 이렇게까지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려 적이 있었던가?
마지막 문장이 압권이다. 처절한 순간이야 말로 자신의 탁월함을 보여줄 있는 기회인 것이다.
"창문도 구멍도 탈출용 해치도 뒷문도 없다. 우리는 길을 막고 선 저 거대하고 추한 놈을 상대하며 정문을 돌파해야 한다. `납 총알들`이 유일한 해법이었다." 144p


오자병법은 납총알이고, 손자병법은 은총알이다. 결국은 오자병법이다.
기기묘묘한 사업 수완이나 회피 전략은 "묘수 두면 바둑을 진다" 격언을 떠올리게 된다. 이기려면 강해지면 되는 것이다. 도망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무도 신경 안쓰니까 그냥 팀을 이끌면 된다네" 147p
"당신의 불행을 면밀히 검토하는 데 쓸 정신적 에너지가 있다면, 그 모두를 현재의 곤경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데 쏟아 부어라." 147p


변명할 거리를 찾는데 익숙하고 능숙한 삶이었다. 실패는 했지만 책임은 아니라는 거다.
그럴 시간에 실패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힘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먼저 돌본다. 사람, 제품, 이익의 순이다.(짐 박스데일)" 158p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곧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158p
"좋은 회사가 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한다." 165p


일하기 좋은 직장이란 표현은 그저 번드르한 이야기가 아니다. 책의 이어지는 부분에서 사람, 일하기 좋은 직장이 최우선이어야만 하는지 설득력있게 이어진다.
163p 좋은 조직과 나쁜 조직 비교 부분을 읽어보시라.
"좋은 제품관리자 vs 나쁜 제품관리자" 176-178p


페이지는 별도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자신이 부끄러워 고개를 없게 만드는 글이었다. 
(훌륭한 CEO는) "그들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모든 직원에게 똑같은 보너스를 주는 것과 칼 같은 기준에 따라 성과를 낸 사람만 포상해 다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이 둘 중에 후자를 택한다." 211p


(마치 복권 당첨되면 뭐할까 생각하듯) 직원들에게 포상은 어떻게 주는게 좋을까 이따금 생각한 적이 있었다. 같이 열심히 하게 만들고, 최소한 차원에서 포상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왔는데 호로위츠는 단호하게 말한다. 객관적이고 공감할 있는 근거를 기반으로 성과를 사람만 포상하라 말한다.
"당신은 CEO로서 늘 당신의 말과 행동이 조직 전체에 가하는 자극을 고려해야만 한다." 234p


반복되는 이야기이고, 반복해서 들어도 공감이 간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을 하고 말하는 사람 되고 싶다.
"CEO에게 가장 중요한 운영상의 책무는 회사의 의사소통 구조를 설계하고 시행케 하는 것이다." 264p
"바람직한 일대일 면담의 비결은 그것이 관리자가 아니라 '직원'을 위한 자리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264p
"직원을 위한 면담이므로, 관리자는 10퍼센트만 이야기하고 90퍼센트는 들어야 한다." 265p


직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라는 정의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약간은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타이 로페즈가 일론 머스크를 만났을 그에게 신나게 떠들어대기만 했었다는 일화도 떠올랐다. 타이 로페즈는 자신이 일론 머스크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배움을 얻었어야 했는데 되려 일론 머스크가 그가 가진 모든 지식을 흡수해갔다는 것이다.
잘난 척하고 가르치려 들려고 직원과 일대일 면담을 하려는 것이 아닌 것이다. 듣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266p 면담에서의 좋은 질문들이 소개되어 있다. 참고.
"요가는 기업문화가 아니다." 273p


아마존은 문으로 책상을 만들어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기업문화를 스며들게 했다.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슨호로위츠는 고객과의 미팅에 지각하면 분당 10달러를 벌금으로 내게 하여 고객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잊지 않게 했다. 이렇게 의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요가 시간을 준다거나 반려견을 데려올 있게 하는 기업문화가 아닌거다.
(고통을 회피하는 CEO들) "그들은 자신이 왜 꼬리를 내리고 그만둬도 괜찮은지 합리화하는 데는 기가 막히게 성공하지만, 결코 위대한 CEO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위대한 CEO는 고통을 직시한다. 그들은 잠 못 이루는 밤, 갑자기 흐르는 식은 땀, 그리고 '고문'과도 같은 고통을 상대한다." 304p


앞서 나왔던 이야기의 중복이다. 정말로 도망치고 싶을 , 도망을 합리화할 변명을 긁어 모으고 싶을 때에, 그러지 않고 고통에 마주서서 해법을 찾아내려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략) 겁쟁이와 용감한 사람의 차이가 무엇일까? 차이가 없다. 단지 무엇을 하느냐가 다르다. (중략) 겁쟁이는 직면해야 하는 것과 마주서길 거부한다. 영웅은 절제력이 더 강해서 두려움을 물리치고 해야만 하는 일을 한다. 그래도 영웅과 겁쟁이, 둘 다 같은 감정을 느낀다. 사람들은 당신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하는 행동을 보고 당신을 판단한다. - 커스 다마토(Cus D'Amato), 전설적인 복싱 트레이너" 306p


용감한 사람은 겁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겁이 나지만 해내는 사람이다. 겁이 나지만 행동하는 사람이다.
"삶은 악전고투다." 395p
Life is struggle) - Karl Marx


호로위츠의 할아버지 묘비명이기도 하다. 왜 이렇게 사는 게 힘든거지? 하고 절망할 필요 없다. 삶이란 원래 그런것이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자신들만의 상황속에서 힘들다. 그러니 우리는 피하고 도망갈지 정면으로 맞서 직면할지 선택을 해야 한다. 각자 나름대로 악전고투의 나날들을 껴안고, 악전고투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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