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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 - 홍상수 영화

주먹불끈 2023. 9. 4. 13:41

개요

2023년은 홍상수 영화를 모두 다 보려는 목표를 세웠었다.

탑 이라는 영화를 보고 감상들을 적어둔다. 기억을 더듬어 적으니 오류가 있을 수 있겠다. 다시 볼때에 이 기록이 참고가 되겠다.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등장인물

  • 권해효 - 병수 역. 영화감독. 정수와 함께 해옥을 방문한다.
  • 이혜영 - 해옥 역. 디자이너. 병수의 지인이며 정수에게 매우 호의적으로 건물을 소개한다.
  • 송선미 - 선희 역
  • 조윤희 - 지영 역(권해효의 실제 아내)
  • 박미소 - 정수 역. 디자이너 지망생인 병수의 딸. 아버지를 따라 해옥의 건물에 방문한다.
  • 신석호 - 쥴 역

내용과 감상

1. 병수와 정수 부녀의 해옥 방문

병수는 유명한 영화감독이고, 정수는 병수의 별거중인 아내와 함께사는 딸이다. 정수는 미술 전공이나 인테리어를 배우고 싶어 아빠의 지인인 해옥을 소개 받는다.

정수와 해옥 둘 만 남았을 때, 정수는 가정에서의 아빠의 진실을 이야기하지만 해옥은 외부에 비치는 잘나가는 병수의 모습이 오히려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 말한다. 건물의 식당에서 일하는 쥴은 정수에게 해옥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잘 나가는 사람을 좋아한다거나, 말 잘듣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일종의 뒷담화이다.

한 사람에 대한 판단은 어떠한 것이 진실일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자기 자신도 모른다. 병수에 대해서 둘 다 틀렸을 수 있고, 둘의 조합일 수도 있다. 해옥이 뒷담화를 들었다면 자신이 그렇게 비쳤다는 것에 놀랄 수 있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이후 영화 속 이야기를 보면 쥴의 묘사는 상당한 근거가 느껴진다.

정수는 쥴과의 대화에서 쿨한 척을 하지만 해옥과 남게 되자 열심히 배우겠다고 절실하게 부탁한다.

홍상수 월드

  • 건물 인테리어 이야기는 <도망친 여자>에서 송선미 집에서도 나온다.
  • 유명해진 남편 이야기는 <도망친 여자>에서 우진의 남편 정선생(권해효)로 나온다.

2. 병수, 해옥, 선희

1번에서 해옥은 병수에게 식사초대를 하는데 1, 2층 식당의 사장인 선희가 합석을 한다. 잘 나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지만 해옥은 병수를 좋아한다는 느낌이 든다. 옥탑방 월세를 안 받아도 되니 들어오라 한다거나 식사를 초대한다거나 병수의 딸을 받아주었다거나.

하지만 해옥, 선희의 라이벌 구도를 보면 선희가 조금 더 젊고, 예쁘고, 결혼 상태인 해옥과 달리 이혼녀라서 유리하고, 그래서 해옥은 어딘가 씁쓸해 보인다.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웃는 병수는 사랑받음이 즐겁다. 참고로, 정수는 한 달도 못채우고 인테리어일 배우는 걸 그만두었다.

3. 병수와 선희의 동거

1번에서 해옥의 식사 초대가 2번으로 이어지고, 2번에서 병수와 선희의 은근한 감정선이 3번에서 느닷없이 둘의 동거로 이어진다. 이러한 부연 설명없는 시간의 점프, 그리고 한 건물 안에서의 공간의 이동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선희는 병수의 어디가 끌렸을까? 유명인인것이 클 것이다. 그와 사귐으로서 유명인의 연인이 되고, 때로 회고전 참석이라는 형태로 외국을 공짜로 갈 지도 모른다.

병수는 선희를 사랑하지만 혼자가 더 좋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고 서로 사랑한다 하여도 사람을 만나는 것은 피곤한 것이다. 선희가 자신이 싫어하는 친구(준희)를 만나러 가는 것을 보아야 하고, 월세 고민을 들어줘야 하고, 제주도로 내려가는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타인은 지옥이라는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인은 피곤이다.

4. 병수와 지영

3번의 오묘한 앙금 이후 선희와는 헤어졌나 싶고, 이후 교통위반 딱지가 병수 명의의 보험때문에 계속 날아온다(이것은 선희가 병수와 어떻게든 연결하려는 무의식적 의도는 아니었을까?). 병수와 지영은 사귀는 것으로 보이고 지영은 부동산일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병수는 건강이 좋지않아 먹는 것을 주의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3번에서는 선희가 채식을, 4번에서는 지영이 고기와 산삼같은 것을 먹이는데 병수는 거부감 없이 잘 따른다. 모파상의 <귀여운 여인>이 떠오른다.

5. 느닷없는 정수의 출현

4번의 끝자락에서 병수와 지영은 드라이브를 가려 하다가 지영이 갑작스런 부동산 업무로 병수가 잠깐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1번의 마지막 부분에서 편의점에 와인을 사러 갔던 정수가 돌아온다. 선형으로 진행되던 이야기가 갑자기 어리둥절하다. 쾌감이 있다.

홍상수 월드

  • 지영 역의 조윤희는 실제 권해효의 아내인데 <소설가의 영화>에서도 둘이 부부로 나온다.

마무리 짤막 생각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너무 좋았지만 논리적 정리가 되지 않았었다. 앞 뒤 개연성이 어찌되는 거지? 영화를 통해 말하려는 것이 뭐지? 이리저리 찾아보니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음악을 논리로 따지는 사람은 없다. 마치 음악을 듣는 것처럼, 영화를 눈과 귀로 즐겨라. 홍상수의 <탑>도 그저 흘러가듯 즐기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 생각해보니 최근작들인 <강변 호텔>, <소설가의 영화>, <탑> 모두가 흘러가듯 즐거운 영화였다.
  • 2번에서 선희가 병수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할 때에 “거슬리지 않는다”는 표현을 쓴다. 그게 머리에 박혀 검색을 해보니 다음 기사속 내용을 만났다. 링크: https://bit.ly/4609L6V
  • - '홍상수’에 대해 추천서를 쓴다면. - 그냥 간단히 쓰겠다. “맘에 거슬리는 게 없는 상태를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사족: 이동진은 3번, 4번이 병렬적이라 해석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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