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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UX와 관련하여서는 평소 관심과 이해가 있다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여러 글들을 묶어서 내는 형식의 한계가 보이는 듯 하여 실망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빠져들면서 호감으로 바뀌고 글로 정리하고 싶어졌다.
책의 모든 내용을 요약 정리하기 보다는 인상적인 대목에 집중하여 적어보고자 한다.
알라딘 링크: http://aladin.kr/p/N4kSa
밑줄과 생각
1.
“하지만 UX를 마치 예술처럼 혁신의 대샹으로 바라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중략) 대부분의 UX는 관습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다.” p24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이 어떻게 동작할지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2.
“무한 스크롤은 새로운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기 때문에 자칫 일상생활에서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p32
정지나 완료가 없는 넷플릭스, 유튜브, 페이스북의 이러한 구현도 책에서 소개되는 다크 너지(dark nudge)가 아닐까? 개인의 의지력에 기대기 보다는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3.
“린 UX는 이러한 스타트업의 작업 방식에 대응하고자 디자인 사고,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린 스타트업이라는 세 가지 토대로 성립되었다.” p58
린 UX는 디자인 사고로 진짜 문제를 드러내고, 애자일로 민첩하게 움직이며, 린 스타트업으로 빠르게 검증한다. 무엇을 만들었는지 산출물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어떠한 성과를 내었는지 성과 검증을 한다.
4.
“소비자는 브랜드에서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스토리텔링보다 자연스럽게 구축된 세계관을 더 선호한다.” p84
여기서부터 이 책에 대한 호감이 확 올라갔다. (확연한 구분을 위해 스토리텔링을 의도적으로 비하하여 표현하자면) 적당히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을 넘어서서 하나의 철학을 담아내는 세계관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참고. 핍진성과 개연성을 비유로 이해해보자(Bard 이용). 세계관은 핍진성이 있어야 한다.
한 작품에서 주인공이 총을 맞고 죽는 장면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장면은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따라서 개연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주인공이 총을 맞을 만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면, 핍진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차별성과 일관성 아닐까요?” p95
동료의 브랜딩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다. 저자는 너무 기계적인 답변이었다 말했지만 내게는 크게 와닿았다. 차별이 되면서도 그 자체의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하는 것이다.
6.
“복잡한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제거해야 할 대상은 바로 혼란스러움이다.” p104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필요하다면, 태생이 복잡할 수도 있다. 다만 그것을 잘 정리하고 분류하여 혼란스럽지 않게 해줘야 한다.
7.
“도널드 노먼은 사회적 기표와 시용자 경험을 맵핑하는 과정을 개념적 모델(conceptual model)이라고 명명했다.” p108
“사용자 경험에서 창의성이란 아예 없던 개념을 창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UX 설계 시 창의성은 오히려 세상의 질서와 작동 원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을 활용해 사용자 머릿속에 명확한 구조를 만들어낼 때 발생한다.” p 114
사회적 기표란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의 작동방식이라 할 수 있다. 위 1번에서 말한 관습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회적 기표를 적극적으로 사용자 경험에 녹여내는 것을 개념적 모델이라고 한다.
8.
“앱 무료 체험판 기간이 끝나는 상황을 정확히 알려줄 경우 해지율은 일시적으로 상승하지만 잔존하는 사용자들에게 얻는 신뢰도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p133
화이트 넛지, 다크 넛지를 다루는 부분에서 한 문장을 따왔다. 이 부분이 내가 이 책을 정리하게끔 만들었다. 해지를 힘들게 하거나 교묘하게 결제를 유도하고, 고객을 우선한다 말하면서 등쳐먹을 궁리밖에 안하는 다크 넛지에 분노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기업들을 설득하는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슬픈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화이트 넛지를 통해서 솔직하게 고객에게 다가서는 전략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부분이다. 덧붙여서 다크 넛지를 개개인의 의지력에 맡기는 각자도생 보다는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9.
“중독성이 짙은 메커니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p143
교묘하게 디자인되어 사람들의 삶을 허허롭게 만드는 디지털 공해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부분을 읽고 스마트폰의 대부분의 앱 알람을 꺼버렸다. 난처한 상황이 생기면 그 앱들만 하나씩 알람을 켜볼 생각이다. 언젠가 스치듯 경험했던 forest 앱도 설치했다. 정해진 시간만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앱에 나무가 자라난다. 생각해보니 포모도로앱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더해 화장실에 갈 때, 양치를 할 때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지 않고, 달리기를 할 때에는 아예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가려고 GPS워치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10.
“오늘날 디지털 환경의 토대를 만든 실리콘 밸리의 CEO들 역시 자신의 자녀에게 IT가가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p 157
저자가 비난하려는 의도로 언급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이 부분은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유혹해놓고서는 자신의 가족에게는 멀리하게 하다니. 기소불욕이면 물시어인이라, 자신이 기껍지 않으면 남에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11.
“MVP의 핵심은 ‘최적화’가 아닌 ‘학습’에 있기 때문이다.” p163
“만약 실패했을 때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다면 그것이 진정한 MVP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p164
정해진 시간내에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이거나, 꼭 필요한 핵심 기능 한 두개를 만드는 것이 MVP의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설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이며 그에 대한 피드백을 얻어 학습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12.
“우리가 MVP 단계에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꼭 필요한 핵심 기능이다.” p166
꼭 필요한 것인지 물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돌아보니 할 수 있는 두 가지 업무중 꼭 필요하지는 않으나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하려 했던 나를 알아차렸다.
13.
“적은 생산 비용으로 높은 가치를 검증받을 기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p184
가설의 잠재력을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이 검증하는 것이다.
14.
“특정한 행동을 한 이후에 다른 행동을 연결시켜 반복하면 습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p186
일주일에 푸샵을 30x7 = 210개만 해오고 있는데 자꾸만 하기 싫어지곤 했었는데, 푸샵 생각이 나면(특정한 행동) 무조건 바로 푸샵을 하는(다른 행동) 규칙을 만들어 보았다. 하루 최대 3회라는 제한을 두었음에도 운동량이 확연히 늘었다. 앵커라고 한다. 다른 시도를 좀 더 해보면 앵커를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15.
“아하 모먼트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온보딩부터 핵심 기능까지 순조롭게 도달할 수 있는 흐름이 잘 설계되어야 한다.” p195
제품의 세 번째 구매(정육각), 4일이내 송금 2회(토스), 10일 안에 친구 7명과 연결(페이스북)과 같이 아하 모먼트를 인지하고 이를 증대할 방안을 고민하라는 것이다. 정육각의 경우는 2번, 3번째의 구매를 촉진하는 쿠폰등의 정책을 썼다. 순진한 생각일지 몰라도 전략적인 쿠폰보다는 좀 더 담백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쿠폰이라면 더 좋겠다 싶었다. 그 마음이 전해져 회사가 잘된다면 너무 동화같은 이야기려나?
16.
“그러다 어느 순간 부족함을 디폴트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진다.” p201
인생의 다양한 조건이 모두 만족되는 순간은 매우 드물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의 고민에서 다른 고민으로 넘어가는 현실을 디폴트로 인정하고, 오히려 가끔 만나게 되는 만사가 편안한 순간을 감사히 즐기라는 말이다. 인상적이었다. 보왕삼매론이 떠올랐다.
마무리
밑줄을 긋고, 이야기나누고 싶은 부분들이 넘쳐났지만 이 정도로 마무리를 하려 한다. 좋은 책이다. 언제고 재독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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